코로나19의 여파로 클래식 대작에 목말랐던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 <제483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4월 15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어느덧 취임 9년 차에 들어서는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가 지휘를 맡고,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첼리스트 여미혜가 협연한다.
베르디 ‘운명의 힘’ 서곡과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제2번이 전반부를 장식하면, 후반부에는 공연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역작 ‘알프스 교향곡’이 펼쳐진다. 이 곡은 워낙 악기 편성이 크고 연주가 까다로워 실황으로 쉽게 만날 수 없기에 입장권을 구하려는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이 뜨겁다.
관현악의 귀재였던 슈트라우스는 특수 악기를 활용한 자연 묘사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그런 그의 역량이 집약된 작품이 ‘알프스 교향곡’이다. 산을 사랑했던 슈트라우스는 알프스의 산이 눈 앞에 펼쳐지는 독일 남부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에 산장을 짓고 지휘 활동이 없을 때 그곳에 머물며 작곡을 했다. ‘알프스 교향곡’도 대부분 이곳에서 완성되었다.
이 곡은 슈트라우스가 오케스트라 연주를 위해 쓴 마지막 작품으로, 교향곡이지만 표제가 있고, 자유롭게 구성되어 있다. 각 악장이 아닌 전체가 하나의 악장을 이루는 형태라는 점에서는 교향시에 가깝다. 표제라고 해도 정리된 문장이 아닌 악보 곳곳에 ‘밤’, ‘일출’, ‘정상에서’ 등 짧게 적혀있으며, 방랑자의 시선으로 본 알프스 등산의 여러 장면을 단적으로 묘사하였다. 이런 묘사 방식으로 인해 곡에는 수많은 동기가 등장한다. 그런데 이 동기 혹은 주제가 긴밀하게 통일되어 있어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슈트라우스는 알프스의 풍경 묘사를 위해 악기 운용에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다. 우선 4관 편성으로 대자연의 웅장하고 장엄함을 나타냈고, ‘윈드머신’, ‘선더시트’, ‘카우벨’ 등 여러 특수 타악기를 동원해 자연의 음향을 절묘하게 표현했다. 이러한 ‘알프스 교향곡’을 완전하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연주를 마치고 지휘자와 연주자가 관객에게 인사할 때까지 성급하게 박수를 보내는 대신 연주의 여운을 충분히 느끼는 것이 좋다.
한편, 이날 공연은 이탈리아 오페라 양식을 완성한 베르디의 대표작 ‘운명의 힘’ 서곡으로 강렬하게 시작한다. ‘운명의 힘’은 제목처럼 운명에 농락당한 인간의 고뇌와 신에 대한 기도를 회화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주제 선율을 자유롭게 구사하며 극 전체의 내용을 암시하고 있어 오페라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느껴보기에 좋은 작품이다.
이어서 첼리스트 여미혜와 함께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제2번을 연주한다. 여미혜는 2013년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한국 첼리스트 최초로 생상스와 엘가 협주곡을 담은 음반을 발매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2014년 과감하게 비엔나로 이주한 그녀는 유럽 시장에 도전하였고, 현재 유럽에서 매년 30회 이상의 오케스트라 협연, 실내악 및 독주회를 하며 국제적인 활동을 펼쳐 나가고 있다. 이 밖에도 세계 유수의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2022년 세계 최초로 협주곡 전문 교육기관인 ‘비엔나 콘체르토 아카데미’를 설립해 출범할 예정이다.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코로나19 이후 공연계에도 많은 제약이 따랐다. 특히 무대 위 거리두기로 인해 악기 편성이 작은 곡 위주로 선곡하다 보니 오케스트라의 진면목을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으로 스케일과 감동까지 관객이 오케스트라 무대에서 기대하는 모든 것을 보여드릴 계획이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덧붙여 “뛰어난 테크닉과 내면 깊숙이 솟아나는 자연스러운 음악성을 지닌 연주자로 평가받는 첼리스트 여미혜와의 호흡도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대구시향 <제483회 정기연주회>는 일반 R석 3만원, S석 1만 6천원, H석 1만원으로, 공연 당일 오후 2시 30분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인터파크(1661-2431)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예매 취소는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모든 할인의 중복 적용은 불가하며, 공연 당일 티켓 수령 시 반드시 할인에 따른 증빙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초등학생(8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문의 대구시립교향악단(053-250-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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