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갤러리(대구광역시 수성구 범어동 179)는 2022년 1월 25일부터 3월 16일까지 권도연 개인전 <정지비행: Hovering>을 개최한다.
권도연은 기억의 단편들을 현실로 소환시켜 사진으로 재구성하고, 그때 현존했던 대상들을 지금 마주하는 세계로 교차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과거투시>라는 흥미로운 개념으로부터 출발한 ‘SF’ 와 ‘애송이의 여행’시리즈를 선보인다. 작가는 역사속의 초기 무동력 비행기를 소재로 삼아 그에 담긴 과학자들의 상상력과 시간에 대한 질문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구현한다. 이 전시를 통해 작가가 조사하고 발견한 인간의 호기심, 또 작가가 떠올리고 상상한 시간의 차원에 대해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우리는 문학과 영화에서 아주 수월하고 능숙하게 시간을 넘나든다. 시간 여행은 신과 용만큼 오래된 옛 신화에 뿌리를 둔 고대 전통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시간 여행은 근대의 환상이다. 시간 여행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895년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이다. 웰스는 램프를 밝힌 방에서 타임머신을 상상하면서 그와 더불어 새로운 사고방식을 창안했다. 미래로 여행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뉴욕타임스의 평론가는 이 웰스의 타임머신을 비행접시의 골동품 격이라고 묘사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초기 무동력 항공기의 모습처럼 보인다.
존 윌리엄 던(john william dunne) 은 초기 무동력 비행기의 선구자였다. 던은 웰스와 친분이 있었으며 19세기 말에 글라이더와 복엽기를 제작했다. 던은 비행을 시작한 이후로 이따금 환각 속에서 미래의 사건들을 보았다. 나는 던의 글을 읽으며 상대적 시간과 심리적 시간, 압축 할 수 있는 시간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과거투시』라는 가상 기술에 대해 상상하게 되었다. 과거를 카메라로 찍듯이 본다는 건 현실적으로 아직 불가능하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138억 년 된 빛을 모아서, 빅뱅 직후에 만들어진 빛과 입자들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린 이미 과거를 보고 있다. 나는 이 개념을 차용해 던이 글라이더를 이용해 미래를 보았듯 초기 무동력 비행기를 연구한 이들을 시간 여행자로 가정하고 그들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라고 작품에 대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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