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경 초대전 - <A FEAST OF LIES – 스치다> 수성문화재단(이사장 김대권) 수성아트피아는 2021년 3월 23일~4월 4일까지 수성아트피아 멀티아트홀에서 <A FEAST OF LIES – 스치다> 라는 주제로 박윤경 작가의 초대전을 연다.
가창의 한적한 마을에 자리한 박윤경의 작업실엔 그간의 작업여정을 가늠하게 하는 작품들로 가득하다. 2007년 초대전을 마지막으로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작가는 다시 작업 열정에 불을 붙이고 있다. 지금까지 4회의 개인전과 계명한국화회전, 오월에전, 희희낙락전 등의 단체전에 50여회 출품했다.
‘종이재단’, ‘천공’, ‘거칠게 뜯어 붙인 오브제’는 박윤경 작가의 작업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이다. 종이는 철판과 달리 성질이 부드러워서 작가의 손으로 뜯고 찢어서 붙이기에 좋은 재료이다. 직관이나 감정에 충실할 수 있는 재료로 손색이 없다. 매 순간 변하는 심리상태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즉각 표현할 수 있는 재료로는 종이가 으뜸이다.
미술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그동안 발묵한 한지나 채색한 장지를 찢어 붙이는 꼴라주 작업에 매진했다.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도화지 등을 재단하고 천공하여 거칠게 뜯어 붙이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몇 년 동안 모아온 영화포스터를 오브제로 사용한다. 영화포스터를 절단하고 뚫거나 찢어서 나무판넬 위에 붙이는 것이 최근 작업방식이다.
영화는 허구다. 사실을 토대로 한다고 하더라도 픽션과 논픽션이 서로 어우러지고 버무려지기 마련이다. 영화포스터는 허구를 사실처럼 강조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당기고 집중시킨다. 작가에게 이러한 영화포스터는 가려진 진실을 드러내는 매개체이다. 박윤경 작가가 영화포스터를 작업의 재료로 선택한 이유이다.
박윤경 작가의 종이 꼴라쥬작업에는 상처와 결핍, 염원, 사유 그리고 수양과 수련이 농밀하게 녹아있다. 일련의 작업과정이 작가에게는 치유이자 위로이고 수련이기 때문이다. 작업일기를 보면 알 수 있다. “나의 거짓은 흰색, 흑색, 혼용된 컬러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거짓의 호흡은 낯설고 냄새가 다르다. 그러한 느낌을 주는 종이를 거칠게 뜯어 조합한다. 찬바람이 부는 듯 여기저기 구멍이 뚫린 종이를 춤사위에 노닐 듯이 이어 붙인다. 뜯기와 붙이기를 반복하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위무한다. 이러한 작업은 나의 수련 방식이고 나를 향한 애도이다.”(작업노트)
박윤경 작가의 근작 <A FEAST OF LIES>시리즈는 2018년부터 시작됐다. 작가는 종이를 찢거나 뜯어 붙이는 과정에서 종이파편의 흩어짐과 충돌을 경험한다. 이것은 단순히 붙이는 작업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특정 대상이나 사적인 관심사를 퍼즐 맞추기 하듯 짜 맞추기보다 은폐되어 있는 속성을 드러냄으로써 가려진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하는 것이다.
근작은 평면뿐만 정육면체의 입방체를 작업의 바탕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드로잉과 판화의 특징을 살려 작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번 수성아트피아 초대전에서는 이러한 작품 30여점을 바닥과 벽면에 설치할 계획이다.
전시문의 수성아트피아 전시기획팀053-668-1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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