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미술관 기획전 2020 Art Chosun on Stage Ι 김근태 < 숨,결 >展을 2020년 2월 13일부터 2월 23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절제와 인내의 시간을 붓질이라는 행위로 모두 밀어내며 완성되어가는 작가의 작업세계를 보여주고자 한다. 검고 흼의 단순한 색감 속 많은 색의 더함과 수 차례 붓질을 통해 덮어짐의 과정을 지나면 캔버스에는 작가의 흔적들이 오롯이 결들로 남게 된다. 들숨과 날숨을 참고 또 뱉어내는 작업 과정 속 작가는 수 많은 결들 위에 흠짐과 찢김을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모두의 삶에 있는 상처를 굳이 덮어두지 않고 드러낸 이유는 완벽하지 않은 우리들의 삶의 모습과 닮았기 때문이다.
2017년 이후 3년만에 열리는 개인전에서는 좀 더 깊이가 깊어진 블랙작업과 화이트와 돌가루를 이용한 작업들 총 44점을 보여준다. 작가는 지난 2년간 독일, 일본, 베트남, 홍콩 그리고 한국에 이르기까지 국내외를 오가며 활발히 전시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 12월 베트남국립미술관에서 열린 한국-베트남 현대미술교류전을 통해서 작가는 박서보, 이우환을 잇는 차세대 단색화 화가로 소개되기도 하며 주목할 만한 중견작가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전시의 평론을 맡은 케이트림 (미술 저술가, 아트플랫폼 아시아 대표)은 김근태의 작품은 “단순한 덜하기를 통해 단순화된 순수함을 추구한 것이 아닌, 매력 있는 조력자인 매체의 물성을 개입시켜 상호 대화하며 배우고 발견한 어떤 것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의 그림은 그가 한 개인적인 공부이며 연구이자 깨달음이다. 그것은 명확해 보이는 언어 체계로 촘촘히 꾸며진 듯한 체계 너머에 존재하는, 의미의 확정에 덜 매달리는, 어떤 인간 경험이다.” 라고 평했다.
숨(호흡)은 가장 의도적이면서도 의도적이지 않은 생명의 행위이자 흔적이다. 돌과 흙은 호흡하고 숨쉰다. 백자가 그랬듯이 청자가 그러했듯이 그것들의 숨결이 오늘날까지도 이어진다. 붓질 한번 없었을 것 같은 작품에 스스로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숨을 더할 때 붓질이 일어나고 그것의 흔적을 비로소 발견한다.
결은 희거나 검게만 보이는 작품 속에는 붓이 지나간 지난날들의 흔적이자 몇 겹이 덧칠되어 두텁지만 아주 얇은 붓이 지나간 시간 속 길들을 만들어낸다. 붓질로 만들어진 그 길들은 오늘의 시공간을 형성하고 보는 이들에게 작품 속 창의의 사고 영토를 허락한다.
돌가루와 접착제를 합성하여 사용했던 김근태는 2000년대 초반에 들어 석분과 러버(rubber) 접착제를 섞는 변화를 시도하였다. 이 때 그는 예전에 재질을 만들었을 때 보다 더 묽게 만들어서 캔버스 위에 물감을 붓고 캔버스를 좌우 상하로 흔들어 우유 속에 종이를 집어 넣어 빼어내 흐르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이 때는 캔버스 위에 부어진 질료의 상태를 예민하게 주시하면서 캔버스를 움직여야 한다. 질료의 마음과 작가의 노력이 서로 주파수를 맞추면서 접점을 찾아내는 과정이 그의 그림으로 이어진다.
“백자의 흰빛이 좋아서. 나의 마음 비춰볼 수 있어서. 머리로는 알 수 없는 것, 그 밑바닥에 있는 걸 백자가 보여주니까. 종일 하늘을 날았지만 날아다닌 흔적이 없는 새처럼.”
-작가노트중에서-
⊙관람시간 : 월~일, 10:00 ~ 18:00 (휴관일 없음) ⊙오 프 닝 : 2020.2.13(목) 16:00
⊙주 최 : 아트조선, 조선일보미술관 ⊙문 의 : 02-724-7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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