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구상미술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주역의 한 분인 ‘강우문’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동원화랑에서 강우문 탄생 100주년 기념展을 개최한다. 강우문 화백과 오랜 인연을 가졌던 동원화랑이 앞산에 위치한 갤러리 동원에서 그의 기념전을 2023년 5월 10일에서 5월 30일까지 연다.
권원순 미술평론가는 평론글에서 '자연대상을 무리 없이 변형하고 그것에 생명을 부여하는 맑고도 따뜻한 색감이 자아내는 고요한 정서가 자연에의 사랑과 친화를 잘 말해 주고 있다. 풍경, 인물, 정물 등 소재의 다양성에 따라 그의 조형기법 또한 다양하게 실험되고 변천되어왔다. 이처럼 자연과의 사랑에 천착해 온 것은 그에게 있어 자연을 이탈하는 것은 곧 행복에서 이탈하는 것과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1950년대 후반에서 60년대 중반까지는 대상을 단순화 하고 변형하여 형태를 강조하고 부동의 실재감(實在感)을 특징으로 하는 구상세계를 추구하였다. 70년대는 풍경이 주종을 이루며 1976년 국전에서 <조양(朝陽)>으로 추천작가상을 수상함으로써 풍경화가로서의 확고부동한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80년대에 들어와서는 굵은 윤곽선과 확실한 터치, 화려한 원색의 장식성 높은 정물이 새로이 시도되며 후반에는 색채 위주의 정물과 함께 이때까지 볼 수 없었던 농악과 승무 등의 한국적 소재가 그의 회화세계의 조용한 변혁을 시사해 주었다.
농악, 탈춤, 무속 춤, 마당놀이 등 우리 전래의 민속춤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해학과 익살, 풍요와 기복(祈福)을 내용으로 하고 인물을 형상적으로 변형하고 단순화 하는 형식을 갖춤으로써 한국적 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변화시켜 놓은 의도를 보인다. 그의 춤 그림은 연속되는 동세의 속도감에 의해 그냥 지나치거나 숨겨진 동작과 광경이 한 순간 갑자기 정지됨으로써 들춰지고 가감 없는 진실한 모습을 보이는 정태(靜態)이다. 이 정태의 형상은 영원성과 역사성 그리고 기념비적인 의미를 획득하게 된다.' 라고 적었다.
동원화랑 손동환 관장은 전시소회를 ' 선생님의 몽당붓 그립습니다. 일생동안 우리네 민생들의 질박하고 지난했던 삶을 백의의 신바람으로 풀어낸 화가셨지요. 그처럼 우리의 정한과 애환을 녹여냈던 한 원로 화백의 가슴 따뜻했던 여정 속에서 저와의 만남으로 이루어진 저희 동원화랑에서의 첫 작품전부터 수성아트피아와 함께 한 추모유작전에 이어 탄생 100주년 기념전까지 10회를 맞이합니다. 선생님을 추억하고 있는 저의 방에는 선생님께서 주신 낡은 팔레트와 몽당붓이 있습니다. 순수하고 청빈한 민생들의 백의에서 한을 풀어내며 신바람을 노래한 선생님.
그 수많은작품들의 색채가 녹아있는 팔레트와 몽당붓이 마음 아련히 그리움으로 남습니다. 평생동안 이젤 앞에 수많은 몽당붓을 남기셨으면서도 8호 정도의 작은 소품 , ‘빈지게 내려놓고, 쉬는 노인’ 한점 미완성으로 남긴 체 병원 입원실로 가셨지요. 지금 그 작품은 어디에 있을까 보고 싶습니다. ' 라고 밝히며 강우문화백과의 추억을 이야기했다.
이번 전시는 강우문 화백의 서정적이며 깊고, 짙은 유화의 맛과 질감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문의 갤러리 동원 (앞산) T. 053) 42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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