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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프리뷰

[전시]2022수성아트피아 빈집프로젝트 ‘수성 인사이드 49-31전’

by 사각아트웹진 2022.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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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아트피아는 2007년 개관이래 처음으로 빈집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수성구(구청장 김대권)가 후원하고 (수성문화재단)수성아트피아가 기획한 수성 인사이드 49-31은 수성구 수성로 1449-31번지 빈집에서 열린다. 1년여 이상 비워져 있던 빈집을 지역작가 20명이 조각, 영상, 회화, 사진, 도자기, 섬유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80여 점으로 예술의 옷을 입혔다. 대구에서 진행된 2009년 방천시장 예술프로젝트나 2018년 동성시장 예술프로젝트가 시장 살리기 사업이었고 동인아파트 프로젝트는 곧 사라질 아파트의 역사를 아카이브 하는데 초첨을 맞추었다면 수성 인사이드 49-31은 주거 밀집지역의 일반 가정집을 예술공간으로 변모시켰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빈집이 위치한 곳은 대구 수성구 상동이다. 들안길 인근지역은 저층주거지역으로 대규모 개발이 어려워 오랫동안 묶여있었다. 수성구의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이곳이 최근 들어 미술작가들이 드나들면서 40여개의 공방과 화실이 운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함장마을이라는 마을 브랜드도 만들어졌다. 예술마을로 거듭나고 있는 이곳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공동체 활동도 활발하다.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인적·물적 자원을 기반으로 수성구는 이 지역을 들안예술마을로 이름 지었다. 더하여 예술가와 주민이 공생하는 문화생태계를 구축하고자 주택·원룸·상가부지 등 7곳을 확보해 들안예술마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신상욱작

이 프로젝트는 중동, 상동, 두산동 저층주거지역을 문화와 예술을 통해 수성구만의 색깔 있는 문화·교류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도시유일성 핵심 정책 사업이다. 들안길초등학교와 덕화중학교 인근 원룸 2곳을 내년 봄까지 문화예술교육전용시설로 조성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수성 인사이드 49-31이 펼쳐질 수성로 1449-31번지 빈집은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으로 활용될 공간이다. 통상적으로 폐산업시설은 공장, 창고 등의 시설이 다수인데 수성구는 노후·공실의 주택 총 3곳을 문화적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모델을 제시해 국비 25억 원을 확보했다. 이번 수성아트피아가 기획한 수성인사이드 49-31 기획전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 대상지의 지속적인 활용 가능성을 탐색해보는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배수관작

20228월 중순, 파란 철 대문을 열고 빈집에 들어섰을 때 마당에 무성한 풀과 눅눅한 기운, 거미줄, 먼지가 자욱했다. 집안 곳곳에 흩어져 있던 집기의 파편들과 깨진 타일조각에는 흘러간 시간의 자국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20명의 작가들은 빈집에 드나들며 마을 분위기와 집의 역사를 분석했다. 집 구석구석 탐색은 물론 집과 교감하거나 개인의 감정에 충실하며 작업에 활용할 오브제도 수집했다.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수성인사이드 49-31’이라는 제목도 함께 정해졌다. 작가들은 집이 품고 있었을 다양한 서사를 각자에게 배정된 공간에 조각, 설치, 입체, 영상, 섬유, 사진, 도자기, 평면회화 등으로 빈집을 풀어냈. 집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캔버스가 된 만큼 무게중심을 생각하며 매우 진지하게 접근하고 작업에 임했다는 점은 강조할 만하다.

윤보경작

배수관 작가는 마당에 피어있던 낮 달맞이 꽃 3송이를 2층 발코니로 끌어올렸다. 7m × 4m 가량의 예술작품 화단으로 부활시킨 것이다. 줄곧 공간과 건축의 관계를 모색해온 조각가 신상욱은 파란 철 대문을 각이 진 노란색 대문으로 리모델링했다. 신성민 작가의 손에서는 2층 화장실이 여아의 공부방으로 재탄생했다. 작가 자신의 가슴 짠한 현재가 반영된 작품이라서인지 자꾸 눈길을 주게 된다. 사진 작가 김상희는 지하실 배관이나 마당에 무성하던 잡초를 2층 부엌에 재배치해 삶의 연결성과 지속성을 시각화 했다. 도자기 작가 이경희는 관람객이 잠시 머물다 갈 만한 방에 빛과 소금을 펼쳐 돌아가신 어머니의 온기를 되살렸다.

이경희작

영상 작가 배윤정은 빈집의 서사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풀어 미디어 파사드에 담았다. 음악을 전공한 김채린 작가는 빈집의 소리를 헤드셋 속으로 끌어들였다. 그 밖에도 이 마을 주민들의 모습과 마을 풍경을 스케치한 수성구미술가 협회 회원 5명과 윤보경, 윤우진, 정서온, 손귤, 김민지 작가가 빈집의 흔적을 개성 있는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켜 설치했다. 숨죽어 있던 빈집이 예술가의 손길로 인해 활기를 되찾고 부활했듯,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 역시 선후배가 밀어주고 당겨주며 서로의 성장을 독려했다는 점이 주목할 점이다.

우미란작

삶의 공간에서 펼치는 전시는 다양한 어려움이 따르지만 장점도 많다. 마을 주민들과 예술로 소통할 수 있는 도화선이 된다는 점이 그렇다. 일상과 예술의 관계를 점검하는 기회로써도 유효하다. 빈집을 예술로 채움으로써 주민들에게는 가까운 곳에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사람이 드나들면서 공간은 새로운 활력을 얻는다. 뿐만 아니라 주민 참여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작품을 방 한 칸에 전시해 마치는 날까지 감상할 수 있다. 주민 참여는 연대의식 고취는 물론 생기 있는 마을 분위기 조성에도 기여한다는 점이 긍정적인 측면이다. 이번 전시가 문화예술 친화적인 도시 이미지 제고에도 한 몫을 할 것이다.

오픈식에는 배윤정 작가 외 2명이 제작한 파사드를 집 외벽에 비추며 개막을 알린다. 전시가 진행되는 76일간 부대행사로는 작가에게 듣는다큐레이터(전문가)에게 듣다가 준비되어 있다. 인적이 없어 어두웠던 빈집이 이번 전시를 통해 활기를 되찾는 과정과 전시 전반을 사진과 글로 기록한다. 전시는 2022년 1011일부터 1225일까지이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 오후 5시까지, 월요일은 휴관한다.

 

전시문의 수성아트피아전시팀 053-668-1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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