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준 작가의 개인전 <김판준의 달항아리>전이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에서 2021년 11월 9일에서 14일까지 열린다. 이 전시는 수성아트피아 후원전이며, 작가가 새롭게 선보일 도자기는 백자 달항아리 13점과 3족 수반 2점을 포함하여 벽걸이 큰 접시 4점 등 모두 30여 점이다.
그 중 무늬와 장식을 생략하고 흰색으로만 구워낸 백자 달항아리 13점은 빛이 곱고 푸근하면서도 크기가 뿜어내는 위용(威容)이 압도적이다. 맑고 고운 흰빛은 마치 맑은 영혼을 비추는 것 같다. 원만한 형태는 겸손과 포용을 두루 겸비한 어머니의 따뜻한 숨결 같다. 그 앞에 서면 김판준 작가 특유의 손맛과 스킬을 가늠할 수 있다.
지름이 65㎝나 되는 흰 달항아리 제작 과정에는 누구나 선 듯 흉내 낼 수 없는 노고가 수반됐다. 둥글다고 하기에는 어딘가 불완전한 볼륨감에서는 어리숙함이 느껴지지만 그 표면에서 그려지는 선의 흐름은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일본인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가 동양 3국의 도자기를 비교하면서 한국도자기는 선에서 그 특징을 찾을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김판준 작가가 직접 쓴 전시 서문에 김원룡선생이 언급한 바 있는 ‘고금미유(古今未有)의 한국의 미(美)’라는 제목을 단 것도 주목된다. 백자 달항아리의 아름다움을 최순우 선생은 “한국의 흰 빛깔과 공예미술에 표현된 부정형의 원이 그려주는 무심한 아름다움을 모르고 한국미의 본바탕을 체득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어떤 이는 중국도자기는 보기에 좋고 일본도자기는 사용하기에 좋지만 한국도자기는 그것을 어루만지며 사랑하고 싶어진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김판준 작가의 도자기에서 고루 느껴지는 이런 맛들은 작가의 내면에 흐르는 민족의식과 한국적인 미감 때문이 아닐까 한다.
벽결이 접시 7점도 마찬가지다. 120×120㎝ 크기의 접시는 실용성보다는 장식성이 강하다. 중국도자기에서 느껴지는 형태의 완벽성과 위엄을 갖춘 접시들이다. 작품들은 모두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한 신작이며,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오랜 시간 가마실에서 비지땀을 흘렸다. “수십년 세월 흘러 청아한 달항아리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려하니 어렵고도 애달프도다. 달님조차도 숨어버릴까 애태우다 큰 사랑 주심에 자식을 얻는 기쁨을 어찌하리오.”(작업노트)
전시문의 수성아트피아 053-668-1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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