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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프리뷰

[전시] porosity_결, 바림, 켜 ; 021갤러리

by 사각아트웹진 2021.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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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갤러리는 여전히 팬데믹 터널에 갇혀 상전이 과정을 겪고 있는 지금, 우리가 사유해야 할 물음으로 <porosity : 결, 바림, 켜>전을 개최한다. 

 다공성(porosity)은 물질의 내부와 표면에 작은 구멍이 많이 있는 성질을 말한다. 각각의 물질이 자립적이면서도 그 자신 속에 무수히 많은 아주 작고 비어있는 간격, 즉 구멍을 지니며 이 구멍을 출입함으로써 서로 순환, 융합하는 것이다. 다공성은 경계를 해체한다.

강수진_untitled_2018_wild silk,linen and pine,cotton_ 230x150cm 

맺다, 묶다, 모으다를 뜻하는 결(結)- 강수진작가의 작업은 디자인과 공예 그리고 조형의 경계에 놓여있다. 비어 있음과 가득 차 있음이 하나의 형태로 공존한다. 멕시코와 인도, 아이슬란드 외에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직접 배워 온 전통 직조방식을 현대적인 언어로 다시 표현해 내는 작업을 한다. 
 작가의 작업에서 직물이 더 이상 자신의 기능에 얽매이지 않듯이 사용되는 재료 또한 실에 국한되지 않는다. 본래 직물이 사용되기 위한 어떤 ‘유용성’에 기반하여 만들어진다면 작가의 작업 속 직물은 추상적인 형태이다. 실이라는 얇은 선으로 구성되는 조형은 가벼운 듯하면서도 표면으로 드러나는 매듭 하나 하나가 묵직하다.  보이지 않는 추상적 시간을 직물로 시각화하는 작가의 결(結)은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의 경계를 해체하고 흐르는 시간의 다공성이다.

강수진_untitled_2018_wild silk,linen and steel_ 175x200cm


한 면 안에서 서로 다른 두 색이 제 빛깔을 간직하며  조화를 이루는 바림-  김민주작가는 동양화의 전통적 재료인 장지에 수묵 베이스로 채색을 하고 다양한 색채를 풍성하게 낼 수 없는 분채의 한계를 수용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업을 한다. 작가는 현실과 상상의 공간이 접목된 이상적 자연을 표현하거나 서로 다른 시공간과 그 역할들이 경계를 허물고 모호해지는 장면으로 관람객을 ‘사유하기’ 숲으로 인도한다.
 언어의 다의성을 시각화하는 작가의 바림은 전통과 현대, 고통과 유희, 환상과 실재, 나와 타자 등 경계에서 발생하는 이질적 긴장감을 최소화하며 공존의 타협 방식을 제시하는 여백의 다공성이다.

김민주_풍덩_73x68cm_장지에 먹과 채색_2021
김민주_fruit picker_41x31.5cm_장지에 먹과 채색_2021

하나의 표면이나 여려 표면 사이를 덮고 있는 막을 뜻하는 켜(layer)- 정소영작가는 지층과 국경, 바다로 생각의 지평을 넓히며 매체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으로 고정되지 않은 현실의 실체를 탐구한다.
  <이미륵의 거울(2021)>은 물의 다공성이다. 작가는 2019년 북한과 중국의 국경인 압록강을 바라보며  『압록강은 흐른다』(1946)의 저자를 떠올렸다. 작가는 경계를 지우는 강물에 고향을 떠난 불안을 흘려보내고 그리운 기억을 기록한 이미륵의 시간을 물질로 구현한다. 질산은과 암모니아수, 수산화칼륨과 같은 화학약품을 물에 섞어 투명한 유리 표면에 뿌리면 유리는 물질과 반응하여 표면을 빛으로 환원한다. 표면과 표면 사이에는 이미륵의 풍경과 작가의 풍경이 채워지고, 거울은 전시장의 풍경을 담아내고 그 위로 지금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팬데믹으로 불안의 경계가 깊어 간다. 

정소영_이미륵의 거울_2021_질산은,수산화나트륨,글루코스,암모니아수,정제수,강화백유리,스테인레스스틸         _80x150x180(바닥면)cm (3),80x120x180cm(2),80x40x180cm(1) _ ⓒ사진작가 노경

 

ⓒ사진작가 노경

이번 전시에서는 경계를 해체하는 다공성으로 강수진작가의 결, 김민주작가의 바림, 정소영작가의 켜를 선보인다. 불안의 경계를 넘어가는 각자의 다공성을 사유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porosity: , 바림, 켜' 전은 9 14()부터 10 27()까지 021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전시문의 021갤러리 053-743-0217 으로 하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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