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와 산의 정령들은 그들의 아름답고 대담한 행위를 내 영혼 속에 아로새겨 넣었다. 가파른 절벽과 암벽은 자손대대로 내려오면서 가슴에 새겨진 상처의 세월에 대해 자랑스럽고 경건하게 이야기했다. 험한 바위산들은 울부짖고 으르렁거리며 하늘로 치솟아 올라 무턱대고 높은 봉우리를 이루다가 어느 정점에 가서는 힘없이 목을 꺾어 내렸다. 쌍둥이 산들은 서로 자리를 차지하려고 무섭게 싸우다가는 결국 한 봉우리가 다른 봉우리를 무찔러 옆으로 밀어 던지며 부서트렸다. 그 이후로 저 높은 협곡들에는 부서져내린 봉우리, 밀려나고 금이 간 바위들이 아직도 여기저기 매달려 있었다.”
--------------Hermann Hesse <Peter Camenzind> 중---------------------
021갤러리가 상동에 분점을 내고 정그림의 또다른 전시를 'The Creek'주제로 연다. 기간은 본점과 동일하게 3월2일부터 4월 21일까지이다.
정그림은 입체와 평면의 경계에서 유기적인 선의 형태를 탐구한다. 관객의 감각과 상상력을 자극함으로써 상호적(interective) 오브제를 연구한다.
단일(單一)을 의미하는 정그림의 대표작인 Mono series는 하나의 끊이지 않는 선이 마치 그림을 그리듯 공간을 채운다. 건축자재인 실리콘 튜브의 말랑한 질감과 긴 형태에서 영감을 받은 Mono series는 생명이 없는 사물이지만 그가 갖는 유기적인 곡선은 마치 생물체와 같은 동적인 느낌을 준다. 선이라는 요소의 변주 가능성을 실험하고자 다양한 재질과 형태, 비례 등을 시도한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물로부터 얻은 영감을 고스란히 전시장으로 옮겼다. 어딘가 존재할 법한 자연 기슭 어귀를 상상하며 만든 오브제들은 사진 작가 박현성이 담은 계절의 풍경들을 잠시 빌려와 함께 꾸며진다.
박현성은 잠상처럼 남아있는 장면들을 다시 가시화하고 대상의 온전함을 보여주는 사진가다. 이번 전시는 2020년 여름 서울에서 선보였던 The Creek展의 작품들을 일부 가져와 선보인다.
작가는 The Creek展에 생명력을 불어 넣기 위해 아낌없이 멋진 작품을 내어준 친구 박현성 작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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