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강호 작가 초대전 나무 정령展이 2020년 11월 24일부터 29일까지 수성아트피아 멀티아트홀에서 열린다.
조각의 조형성을 실험적으로 모색해온 신강호 작가는 2019년부터 나무 정령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나무 정령’은 가상의 존재이면서 사람과 자연을 잇는 매개체다. 작가는 나뭇가지들을 이어 붙여 ‘정령’이라 이름 붙이고 자연과 인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신강호의 나무 정령 작업은 생명이 다한 나무에 예술의 옷을 입혀 새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다.
1998년 영남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2004년 同대학교 대학원에서 조소전공으로 석사과정을 수료한 신강호 작가는 졸업 후 얼마간의 공백기가 있었지만 2005년부터 작품 활동이 꾸준하다. 현재는 왕성한 작품발표로 활동영역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달성군 하빈면 봉촌리 한적한 마을에 공장 창고를 개조해 만든 신강호의 작업실 한켠에는 마른 나뭇가지들이 차곡차곡 싸여있다. 모두 버려진 나무들이다. 작가가 수집한 나무는 대부분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거나 소외된 나무들이다. 볼 품 없고 존재감을 상실해 경제적인 가치는 따질 엄두도 내지 못한다. 생명력을 기대할 수 없는 마른 나무가 작가에게 발견되면서 새롭게 태어난다.
신강호 작가의 손에서 다시 태어난 ‘나무 정령’들의 키는 대략 2~3m다. 2019년부터 작가의 손에서 태어나기 시작한 나무 정령들은 새로운 역할수행에 분주하다. 이번 수성아트피아 초대전(11월 24일~11월 29일)에서는 리사이틀 장면을 연출한다. 10여점의 ‘나무 정령’군상은 저마다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이목구비는 생략됐다. 그럼에도 표정은 살아있다. ‘나무 정령’군상들 사이로 흐르는 음악적 요소가 한 몫을 한다. 유쾌하고 흥겨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나무군상에서 신비감에 더한 해학미가 포착된다. 신강호 작가의 나무 정령 시리즈는 삶의 여러 단면들 중 밝고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무생물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할 때 희열과 보람을 느낀다고 하는 신강호 작가의 성정과 심성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기존의 조각 작품들이 유지해온 고정관념을 깬 나무 정령 시리즈는 현재 시점으로 호출된 새 생명들이다.
신강호 작가의 작업 대부분은 시작과 끝점이 서로 다르다. 제작과정 중에 일어나는 변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작가는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존중한다. 직관과도 무관하지 않다. ‘나무 정령’ 조각상 위에는 영상도 흐른다. 움직이는 영상은 벌거벗은 나무 조각의 표피에 옷을 입힌 것이나 다름없다. 3D프로젝션 맵핑기법으로 제작한 영상이 딱딱하고 경직된 물성에 숨겨진 숨결을 살려낸다. 살아 숨 쉬는 듯한 생동감은 영상에 빚지고 있다. 이러한 신강호 작가의 작업은 우리 내면에 잠재된 긍정적인 측면과 대면하게 한다. 추가적으로 예술을 통한 치유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이번 초대전에서는 클라리넷 연주자와 성악가가 함께 하는 전시 부대행사가 기대된다. 신강호의 ‘나무 정령’展은 여러 장르의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계획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가 혼재하는 다원예술인 셈이다.
코로나로 오픈행사는 생략됐지만 작가와의 만남이 11월 26일 목 2시, 멀티아트홀에서 진행된다.
문의는 수성아트피아 전시팀 668-1566로 하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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