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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프리뷰

[전시] 또 다른 가능성 – 손끝의 기록

by 사각아트웹진 2023.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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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근거로 대중미술의 새로운 시도와 가능성을 제시하는 「또 다른 가능성」은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지하고 담론의 장이 형성되도록 주제를 제시하는 봉산문화회관의 특화전시 프로그램이다. 
 2021년의 <시대를 넘어> 서예·문인화, 2022년 <체현된 풍경> 서양화(풍경)에 이어 2023년 또 하나의 장르별 가능성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지역 무형문화재 명장들이 참여하는 전통공예와 예술적 가치를 실험하는 현대 공예가들을 초대하는「손끝의 기록」展을  2023년 1월26일 부터 2월 25일 까지 연다.

 전통공예로 권정순(민화), 김종숙(매듭), 김해자(누비), 전연호(불화), 엄태조(소목) 작가가 현대공예에는 고금화(섬유), 연봉상(도자), 이상직(금속), 전문환(도자), 차정보(목) 작가 총 10명이 참여해 지역 공예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무형문화재 장인의 숙련된 기술과 현대 공예가의 창의적 표현을 함께 구성한다는 점이다. 전승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부여잡고 힘든 삶의 역경을 헤쳐 나가고 있는 명장들의 혼이 담긴 작품과 전통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층 진화된 예술적 가치를 부여하고자 노력하는 현대 공예가들의 시각적 실험을 함께 선보이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가교로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을 두고 있다.
우리는 산업혁명 이후 세상이 변화에 가치를 두고 나아갔지만, 지속 가능하고 변하지 않는 것들의 소중함을 다시 상기시키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가져온 예측되지 않은 문제점을 바라보며 인간의 손끝으로 시간성을 만들어 가는 기록의 산물들이 퇴보된 기술이 아닌, 자본주의가 빚은 환경문제와 소비방식에 대한 대안적 해법이 되길 바라면서 우리 고유의 미적가치가 계승되고 혁신적인 조형 의식으로 발전해 한층 승화된 예술적 가치로 발산되길 기대하는 전시이다.

1전시실 전경


'현대 목'의 차정보 작가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예술가이다. 목공예 외에도 캘리그래피, 전각, 그림 그리고 자작 글까지 사람의 마음을 감동케 하는 방법이 무궁무진한 예술가이다. 설악산 봉정암을 시작으로 목조로 된 전국 사찰과 고택들을 복원하는 대목장으로 활동한 경험 또한 특이한데, 이를 통해 얻은 옛것에 대한 이해의 폭이 영역을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작품들을 선보이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눌목 차정보 _ 장식장 山


'현대 도자'의 전문환 작가는 일찍이 일본으로 건너가 오브제 도자 기법을 세계적으로 선도한 코이에 료지 선생에게 사사했으며, 추상표현주의 큰 틀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에너지 분출을 시도하면서 정해진 형식과 틀을 넘어선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불분명한 재료로 화강암, 흙, 유약, 안료, 내화벽돌 등을 결합한 작품을 선보이며 인위적인 것과 변형되는 것들의 간극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번 소성의 과정을 거치며 무정형 속에 절묘한 질서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도자공예의 한계를 넘어서는 표현 방법을 제시한다.

2전시실전경


'현대 섬유'의 고금화 작가는 모시, 삼배, 색동천, 광목, 조각보, 비단 등 민족 전통의 섬유 재료를 현대적 미술 언어로 변환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작가의 감각적 센스와 정성이 담긴 오브제에서 얻어지는 다채로운 색감은 세상으로부터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으며, 이에 멈추지 않고 우리나라의 전통에 담긴 자연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독일 비젠 코프 미술관을 필두로 프랑스 리옹 등에서 전시하며 우리 전통과 현대의 콜라보로 가치를 확산하고 있다.

고금화 작품


'현대 도자'의 연봉상 작가는  바닷가에서 따개비를 보고 해저 유물과 같은 작업을 표현하였고 항아리를 벗어나고자 도벽(벽화) 작업을 했다. 작가에게 우주는 꿈과 희망의 유토피아이지만 한편으로는 다다를 수 없는 신화이자 전설일 것이다. 그러나 행성 표면과 같은 질감 표현을 위한 노력과 설렘 그리고 기다림을 포기할 수 없었고, 행성으로 상징되는 도자기 수십 개를 공중에 매달고 벽에 부착하는 설치작업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이상향인 우주 세계를 은하수 같이 표현하며 평범함을 거부하는 실험적 작업 세계를 보여주게 된다.

토하 연봉상 _ 우주-별들


'현대 금속'의 이상직 작가는 보림사, 염불암, 용산사, 지보사 등 많은 사찰의 사리함을 제작하며 전통이란 테두리 안에 함축된 자연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는 작가이다. 또한, 금속 공방을 18년째 운영하며 후진양성을 위해 개방적인 수업시스템 구축하여 금속공예의 저변확대에 힘쓰고 있다. 주얼리에 집중되는 금속공예들 속에 점차 소실되어 가는 대공과 기물의 명맥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가의 근성과 철학이 꽃피우게 될 앞날을 기대해 본다.

본디 예술은 기술로부터 시작되었고 예술과 기술의 융합은 과거나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기술이냐? 예술이냐?는 진부한 질문보다 기술의 계승과 올바른 이해와 활용으로 미래에 어떤 새로운 발전의 원동력으로 그 가치를 부여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온고지신’, ‘법고창신’,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란 그 흔한 의미를 되새기는 이번 전시가 옛것을 기록하고 체득한 손끝의 기술로 써 내려가는 역사적 의미를 찾으며 변통할 줄을 알고 새로이 창제하는 발견의 모습으로 지역 공예 발전의 밀알로 싹 틔우길 희망한다.

 

장소 : 봉산문화회관 1~3전시실(2~3층) 문의 : 053-661-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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