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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프리뷰

[전시] 하지훈 개인展 common & uncommon

by 사각아트웹진 2022.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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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선갤러리는 2022년 6월 3일부터 7월 31일까지 하지훈(b.1978) 개인전 'common&uncommon'을 개최한다. 하지훈은 과거 자연으로부터 받은 시각적인 경험뿐만 아니라 후각, 청각, 촉각으로 체험한 자연의 인상을 하나의 상으로 응축하여 영구적인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Gemstone isle#1(Mont Blanc) acrylic,oil on canvas 205x205cm 2022

 결국에 내가 주목하는 것은 자연의 모습에서 개인의 경험을 통해 숙성되어진 영구적 형태로의 전환이다. 과거 사건들의 무대이자 배경이었던 풍경의 모습은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감정과 뒤섞여 의식 속에 모호하게 남아있고, 나는 이러한 이질적 잔영과 낯설음을 발견하고 이것을 구체화시키려 한다. 자연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대상의 단편적인 사실이 아닌, 대상의 이면이나 기억과의 연관성에 대해 말하고 싶다. 그림 속 풍경은 개개인의 경험만큼 보여질 것이며 낯설음의 경험과 감정이 가시화된 이미지를 통해 공유되었으면 한다. 
- 하지훈 작업노트

Nightscape#28 acrylic oil on canvas 73x61cm 2021

 작가는 자신의 작업이 풍경이면서도 풍경이 아닌, 추상이면서도 구상인 이중성을 가진 회화라고 말한다. 작가가 자신의 개인전 제목을 ‘common&uncommon’이라고 명명한 연유도 여기에 있다. 작가는 이러한 총체적인 작업을 통해 관람자 역시 감각적인 경험을 하길 바라며, 자신의 작품에서 어떤 특정한 이미지를 떠올리기보다 작품의 감상과 해석을 관람자의 몫으로 남겨놓는다. 이는 작가의 작업노트에도 잘 드러난다. 

Peak structure#1 acrylic oil on canvas 150x105cm 2022


 이번 전시는 2016년 대구미술관 개인전 이후 대구에서 열리는 근 6년 만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신작 'Gemstone isle(Mont Blanc)'을 포함하여 'Nightscape', 'Wildflowe', 'Coastline' 연작 등 총 87여점의 회화작품이 출품되었다. 200호 크기의 대형 작품부터 4호 크기의 소품까지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가진 하지훈 작가의 작업세계를 한눈에 느낄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전시문의 : 윤선갤러리 T. 053-766-8278,  Instagram. @yoonsungallery 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884-3 수성스퀘어 1층  

 

 


별첨 :풍경이 갖고 있는 진실한 구조를 찾아서 

우선 하지훈이라는 작가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1978년 부산에서 태어났고 대구에서 수학했다. 당연히 대구 화단의 영향을 받았다. 대구 화단의 성좌(constellation)는 순수주의라는 중력에 의해서 그 좌표가 배치되고 결정된다. 순수주의는 매체가 지닌 가능과 한계를 절실하게 탐험한 작가에게 영예의 좌표를 허락하지만, 반대로 순수주의를 훼손시키는 움직임에 대해서만큼은 포폄의 논의에서조차 빗겨나도록 단호하게 배제했다. 순수주의의 기치(旗幟)를 옹호하는 성좌에 대하여 계보학의 선상에서 존중하는 매력을 발휘했지만, 동시에 수많은 인생경험과 다양한 실존을 넉넉하게 수용하지 않았다. 이것은 애정의 오류이다. 하지훈 작가는 이 애정의 오류가 부담스러웠다. 무엇보다도 작가는 동시대의 문제적인 회화가가 되길 바랬다. 새로운 형식, 자기만의 세계를 갖고 싶었다.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독일 뮌스터 쿤스트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트렌드와 전략을 중시하는 영미권의 교육 스타일보다 가는 길의 장애물들을 돌파하면서 사유의 깊이를 중시하는 독일어권의 예술을 더욱 사랑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스승 미카엘 반 오펜(Michael Van Ofen)을 만나게 된다. 스승 마카엘 반 오펜은 세계 미술의 전설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의 총애를 받으며 성장한 작가였다. 스승 미카엘은 제자의 재능을 알아보았고 하지훈 작가를 독려하면서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하지훈 작가에게 독일의 전통이 서서히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작가가 가장 충격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개인주의의 자유와 공동체 정신 사이의 갈등과 화해의 변증적 역사였다.

하지훈 역시 스승과 스승의 스승, 그 스승의 스승이 떠났던 고독한 길을 함께 따라 가기로 결심한다. 트렌디한 작품을 생산하다 명멸하는 수많은 작가들의 길을 걷지 않고, 첨예화되어 가는 개인주의로부터 회화의 힘을 복권시키는 데 자신의 명운을 걸기로 한다. 하지훈 작가는 어려서부터 빈번하게 이주한 경험이 있다. 부산에서 포항, 포항에서 대구, 대구에서 뮌스터, 뮌스터에서 서울로 이동했다. 이동할 때마다 기억의 디아스포라가 물밀듯이 다가왔으며 빼앗긴 디아스포라의 영토를 마음 속에 재배치해야만 했다. 풍경은 하지훈에게 필연적 실존이었다.  ----이진명 평론가의 글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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