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아트오디세이’는 수성아트피아 리모델링 기간 중 수성구 관내 갤러리를 찾아가서 개최하는 기획전시이다. 호메로스의 시 ‘오디세이’에서 차용한 ‘수성아트오디세이’는 오디세우스의 모험담에 창작의 과정과 전시의 여정을 비춘 것이다. 작가와 갤러리, 관람객들 간에 새로운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기획한 이번 순회전은 2007년 수성아트피아 개관 이래 첫 시도이다. 수성아트피아를 벗어난 전시는 새로운 환경과 만나는 모험이자 상생의 여정이다. 장소를 제공해준 갤러리와는 새로운 연대를 도모한다.
2022. 07. 07.(목)~07. 23.(토)까지 개최하는 ‘시간의 피부전’은 ‘수성아트오디세이’ 중 네 번째 전시이며 수성아트오디세이 시리즈 마지막 전시이다. 이 전시를 끝으로 수성아트피아 상반기 전시를 모두 마무리 한다. 이어 하반기(9월 10월 11월 12월) 전시를 준비 중이다. ‘소나무갤러리’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의 장르는 ‘영상설치’이며 초대작가 3인은 김미련, 손영득, 오정향이다.
현재 계명문화대학교 교수이기도 한 손영득 작가는 ‘불안과 안정 사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전시한다. 손영득의 ‘외발자전거를 이용한 인터렉티브 미디어아트’는 관람객이 능동적으로 개입함으로써 비로소 완성되는 작품이다. 관람객을 작품 속에 끌어들이는 것은 작가의 작품제작 의도를 좀 더 명확하게 전달고자 함이다. 더하여 지속적인 흥미 유발은 물론 긴 호흡으로 작품을 감상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내재되어 있다. 관객 친화적인 이 작품은 관람객이 외발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스크린에 애니메이션이 펼쳐진다. 내용은 주로 대구의 역사를 보여주며 그 역사는 시민들이 변화시켜온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판타지적이고 초현실적인 화면구성은 자전거를 타고 꿈속을 유영하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번 작품 ‘불안과 안정 사이’는 중심을 잡기 위해 사람이 필연적으로 움직여야하는 외발자전거의 특성을 잘 이용하였으며, 필연적으로 불안정을 극복하고 안정으로 나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인간 삶의 필연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 하단 영상참고)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을 졸업한 후 8회의 개인전을 개최한 오정향 작가는 이번 전시에 2분 50초로 재생되는 가변크기(variable size) 인터렉티브 영상작품 ‘기록된 기억recorded recollection'과 45×45×20(cm) 3D 홀로그램 영상설치작품 ‘기억 단추’를 설치한다.
오정향 작가의 작품은 도시에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변화를 거듭하는 삶의 공간(도시공간)을 기록한 것이다. “낡은 사다리가 놓인 아파트 화단이나 저층 아파트 옥상 풍경은 지금은 볼 수 없는 이미지가 되었다. 이런 풍경은 누구에게는 낯설고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기억 속 풍경이다. 이미지(영상)는 재현과 창조 사이에 위치한다. 이것은 각각의 기억에서 출발하지만 창작 과정에서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거듭난다.” 익숙한 듯 낯설고 낯설지만 익숙한 풍경을 재창조한 오정향 작가의 작품은 작품 속 풍경을 통해 관람자가 자신만의 기억을 소환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서로 다른 기억을 가진 기억 공유자-작가-관람자를 연결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오브제를 홀로그램 영상으로 만들어 별도로 전시하는데, 이것은 기억 소환의 매개이자 동시에 기억을 재생하는 재생 버튼 (button)의 역할을 한다.
그룹 로컬포스트(대표)인 김미련 작가는 2008 독일 뒤셀도르프국립미대 학사 졸업 후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귀국하여 2013 경북대 디지털미디어아트 박사수료한 후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을 기록한 ‘사진’과 ‘자화상 조각’을 설치한다. “몸에 생긴 악성 종양을 치료하면서 비로소 내 몸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자신과 타인, 또는 환경에 의해 나의 몸은 혹사당했겠지. 사적일 수 있는 질병 서사가 바이러스로 인해 보편적으로 확장된 기묘한 타이밍에 나는 몸이 숨 쉬는 곳, 몸이 쉬는 영토와 정신에 대해 멍 때리며 바라본다. 모든 걸 멈추고 오롯이 몸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김미련 작가는 체중, 온도, 먹은 음식과 약 등, 복용한 시간을 기록하며 매일 자신의 모습을 사진 한 장으로 남긴 것을 이번 전시에 설치한다. ‘자화상 조각’은 좌대 높이만큼 쌓아 올린 시간의 오브제를 사포로 갈아내고, 사진을 잘게 잘라 붙인 영상꼴라쥬다. 이 작품은 몸이 어떻게 여러 겹의 관계 안에서 충만하게 실존할지, 주관적인 관찰과 고민이 잉태한 작품이다.
삶은 시간 속에 흘러간다. 시간은 곧 삶이며, 살아서 느낄 수 있는 단위이자 개념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 명의 작가가 풀어낸 다양한 영상설치작품이 삶의 표면과 이면을 건드린다. 나, 너, 우리, 다른 이의 몸, 즉 ‘시간’은 어떠한 질감으로 드러날지, 어떤 기억의 피부를 가지게 될지, 지극히 개인적인 서사에서부터 확대된 도시공간까지, 예술가의 눈으로 본 시간 즉, 삶의 면모를 미술작품을 통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예술로 성찰과 환기, 치유를 조형한 세 명의 초대작가 중 손영득은 영상설치 작품 1점, 오정향은 영상설치 작품 2점, 김미련 작가는 평면작품 20여과 입체작품 1점을 전시한다. 7월 8일 오후 5시 오픈식에 이어 전시 부대행사로 김미련 작가의 20분 영상토크와 카바레티스트 김주권의 퍼포먼스가 준비되어 있다.
전시문의 수성아트피아 (053)668-1566 / 전시장소 소나무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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