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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프리뷰

[전시] underpainting

by 사각아트웹진 2020.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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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완석 작가의 전시가 대구 021갤러리에서  2020년 2월 19일에서 4월 10일까지 열린다. 작가는 관객의 반응과 사유를 중요 요소로 두며 설치와 회화 작업에 집중한다. 유리판에 겹겹이 터치를 올린 작업은 미니멀하지만 빙산 이론을 떠올리게 한다. 관람자의 시선은 작가가 처음 올린 터치에서 시작된다.

MINUS _ paint on non-reflecting glass _ 100 x 150㎝, 5ea _ 2014


이선영(미술평론가)는 오완석 작가에 대해 '전시장에 설치된 작품은 나무판과 금속선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크기의 박스들이 바닥면으로부터 자라나는 듯하다. 실제로 구상하고 있던 작품 뿐 아니라, 삶과 예술에 대한 다양한 희망사항 또한 곁들여진 대답들은 계속 곁가지를 키운다. 

지금쯤 어떤 것은 작품으로 구현되어 있을지도 모르고, 작업실 한켠에 포장된 채로 있을지도 모르며, 전시 이후에 파괴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또 다른 전시나 판매를 위해 포장 중인지도 모른다.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을 수많은 작품들은 어떤 제 2, 3의 삶을 사는 것일까. 오완석이 제시한 텅 빈 박스들은 상상 가능한 만큼이나 다양한 가능성으로 채워진다. 

underpainting 0037 _ paint on non-reflecting glass _ 100x100cm _ 2015
underpainting 131 _ paint on non-reflecting glass _ 100x100cm _ 2015

이 작품은 종이와 연필, 나무와 금속 등, 최대한 중성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지금 현재보다는 무엇인가로 채워질 미지의 가능성에 방점을 찍는다. 실제 구현된 작품도 개념의 씨앗같은 단위 구조들이 조합되고 확장되는 방식이다.'

'오완석의 작품에도 의미 작용을 표시하는 0의 역할이 존재한다. 조나선 스미스는 언어학과 구조주의의 예를 들면서, 기표이면서도 동시에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는 요소들, 이 요소들로 구성된 체계를 말한다. 체계를 형성하는 것은 순수하게 차이가 나는 무수한 기호들이다. 그것들은 순전히 지위의 변화, 순전히 차이를 의미한다. 경계는 자의적인 것이며, 그어진 경계선 안에서는 여러 교환행위가 일어난다. 오완석의 작품 [-0+sound]라는 제목처럼 0은 한쪽 방향(+)으로, 다른 방향(–)으로 펼쳐지는 중심이 된다.

underpinting OSHA Safety Blue-1 _ paint on glass _ 45x30cm _ 2020
underpinting OSHA Safety Blue-2 _ paint on glass _ 45x30cm _ 2020


성스러움이 배제된 절대적인 세속의 사회, 지금 여기의 즉시적인 행복만을 구가하는 소비사회는 죽음이 배제된 삶을 전제한다. 그러나 경계는 다른 편과의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지금 30대 중반인 그가 20대 초반일 때 실존적으로 다가왔던 문제는 삶과 죽음의 관계였다. 삶이 플러스라면 죽음은 마이너스일 것이다. 플러스와 마이너스 사이에 0이 있다. 0을 중심으로 두 대조되는 체계가 펼쳐진다. 자본주의 같은 생산과 축적의 사회는 마이너스를 생각하지 않는다. 살아있을 때는 죽음이 없다는 논리적 궤변에 따라 죽음은 무시되거나 억압된다. 현대라는 세속사회에서 종교의 퇴화는 이러한 추세를 더욱 강조했을 것이다. 프로이트는 [문명 속의 불만]에서 우리는 죽음을 한쪽 구석으로 밀쳐놓고 그것을 삶에서 배제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한다. 그에 의하면 현대인은 사고, 질병, 고령같은 죽음의 우발적 원인을 강조하는 버릇이 있는데, 이러한 태도는 죽음을 필연적인 것에서 우연한 사건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그러나 생존이라는 도박에서 가장 큰 밑천은 생명 자체이다. ' 라고 평론했다.

021갤러리 2월 전시 보도자료 보내드립니다. 전시 오픈식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취소되었습니다.
문의 : 021 갤러리 큐레이터 김수빈  053-743-0217  fourso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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