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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프리뷰

[전시] 수성아트피아 초대전 이시영의 ‘몸’

by 사각아트웹진 2021.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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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아트피아는 2021년 6월 8일부터 20일까지 멀티아트홀에서 이시영 작가의 초대전을 연다. 이시영 작가는 이번 초대전에서 ‘몸’ 연작 4점을 발표한다. 이시영 작가는 10년 째 ‘몸’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 이 익명의 인간상에게 작가는 “내가 가진 모든 것에 한 꺼풀을 더 씌워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작품은 익명성을 띠게 되었다.”고 한다. 특정 인물이나 특별한 대상을 지정하지 않는 이시영의 ‘몸’은 비현실적인 인물이면서 우리 모두를 지칭한다. 


거리를 두고 보면 ‘몸’은 하나의 큰 덩어리로 존재한다. 덩어리를 이루는 부분은 얇은 나무 판으로 이루어져 있다. 시야를 좁혀 가까이서 보면 매우 섬세한 작업임을 알 수 있다. 그것이 사람인(人)자를 상기시킨다. 사람의 옆모습을 본 딴 사람인(人)자를 보면 단순한 것이 진리라는 말이 떠오른다. 두 사람이 서로 기댄 모습을 형상화한 사람인(人)자나 미니멀아트의 그것처럼 단순한 형상을 통해서 근원을 고민하는 작가는 인간이란 ‘상호의존적 존재’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존재한다는 것은 언제나 ‘함께-존재’함을 의미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언제나 ‘함께-살아감’을 의미한다.”는 것이 이시영 작가의 주장이다. 

작가는 몸 하나를 만들기 위해 수백 개의 나무 조각을 미리 절단해 놓는다. 자작나무 목재를 작은 조각으로 재단하여 다양한 형태의 인간상으로 조립하는 것이다. 중간 과정이 만만치 않다. 프랑겐슈타인을 만들 듯 또는 외과수술을 하듯이 톱으로 깎고 써는 과정은 빙산 아래 덩어리 같은 것이다. 켜는 톱은 결을 따라 가야한다. 때로는 망치로 두드리기도 한다. 단단한 자작나무를 사용하는 이유이다. 중간에 나무 조각끼리 서로 간섭이 일어나는 것도 막아야 한다. 우드스테인 채색을 사포로 치는 것은 결을 다듬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번들거림을 막기 위한 것이다. 모두 완성작에서는 알아차릴 수가 없는 프로세스다.


작가는 이번 초대전의 준비과정 대부분을 코로나19와 함께 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우리 삶에서 진정으로 무엇이 중요하고 소중한 것인가를 상기시켰다는 것이다. “이번 위기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망각하고 살았던 근원적인 진리를 온몸으로 체험하게 됐다.”는 것이 작가의 고백이다. 하여 인간 형상에 담은 실존의 문제는 지금의 위기에는 어떤 피상적인 철학적 전제나 감상 또는 낭만적 표현이 아니라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작 (인간)‘을 통해서 코로나19 사태를 새로운 삶의 방향 전환점으로 인식하길 바란다고 한다. 작가의 고민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대조각의 방향성이 또 다른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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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현대 조각이 인체 조각의 관점에서 어떠한 조형적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는지, 작가는 자신이 표현하는 ‘몸’을 통해 조각의 동시대성을 가늠하고 현대 조각이 드러낼 수 있는 미적 이념을 고민한다. 토탈 아트의 시대에 작가의 이러한 고민은 주목할 만하다. 이시영의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문의 수성아트피아 멀티아트홀 (053)668-1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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