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산갤러리에서는 2023년 12월 6일부터 20일까지 임영규의 조각전 '빛으로부터'가 열린다.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내 작업의 형상은 해를 향해 손과 발을 펼칠 것이다. 가늘어 부러질 따위를 걱정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을 탓하지 않을 것이며 생명의 소임을 다하는 그날까지 하늘과 세상을 향해 뻗어 나아갈 것이다. 빛을 쫓는 자 희망의 상징이 되길 바란다' 며 전시에 대해 밝힌다.
양준호(미술학박사)는 평론을 통해 '물구나무를 선 모양의 작품은 바닥에 한 손을 짚고 거꾸로 서 있는데 제대로 균형 잡는 일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물구나무서기는 뒤집어 서기로 손을 바닥에 놓고 다리를 위로하여 두 발로 서서 머리를 똑바로 세운 상태와는 반대로 서는 행위이다.
그 자세는 기본적으로 물구나무는 무릎을 굽히지 않고 위를 향하여 곧게 펴야 균형이 잡힌다. 물구나무를 서려면 윗몸의 근력이 필요하고 다리로 균형을 곧게 잘 잡아야 하는데 그의 물구나무서기는 두 손으로 물구나무를 서다가 한 손을 바닥에서 뗀 상태에서 균형을 잡으려 다리를 이리저리 움직이고 땅을 짚지 않은 팔은 또 다른 공간에서 중심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듯하다. 무언가에 집중하면 그것에 대한 느낌이 크게 느끼는 경우가 있다. 작가는 그 느낌의 크기들을 상당히 차이가 나는 긴장감 있는 긴밀한 비례로 만든다. 긴장은 조형에서 조용한 상태가 아니다. 움직이지는 않지만, 비례나 균형의 차이를 강조하여 심리적 긴장에 집중한다. 심리적으로 긴장된 모습이 사태가 된다.
전체적으로 보면 작가는 식물이 가진 생명력을 인간의 행위에 덧씌웠다 할 수 있다. 식물이 자라면서 환경에 흔들리지만, 자신을 더 굳건히 하는 힘을 만드는 것처럼 열린 형태 즉 닫힌 개별성을 넘어 움직임으로 열어간다. 뚜렷한 단일 형태가 아닌 관계로 표현하고, 진행할 것 같은 자세이다. 하나의 대상이지만 그 대상 자체에 머물지 않는다. 힘을 어떤 지점으로 이어가고 집중하려는 행위가 생생함의 차이이고 삶에 대한 의미를 일깨운다.
생명의 힘은 꿋꿋이 자라는 데 있듯이 작가는 식물의 겉모습에서도 발견한다. 그 생생함을 겉모습을 표현하는 표면도 한몫한다. 표면은 끌로 나무를 깎아 만들 때 생긴 자국처럼 처리하여 리듬을 만든다. 나무와 다듬는 도구인 끌이 이루어낸 결들의 리듬이 표면을 넘어 작품과 연결되어 내용도 풍성하게 하고 있다. ' 라고 임영규의 작업에 대해 이야기 한다.
빛을 따라가는 식물이 인간에게 위안을 주듯이 작업으로 정신에 위안을 주는 따뜻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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