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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프리뷰

[전시] 최선 개인전 'Illusion of an illusion'

by 사각아트웹진 2023.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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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CNK는 현재의 우리가 쉽게 덮고 지나가 버리는 작은 것들에 ‘예술적’임을 느끼며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최선( Sun Choi 1973~) 작가의 전시를 2023년 10월19일부터 12월 6일까지 개최한다. 미술의 부정할 수 없는 획기적 변화 앞에서 <미술과 예술의 의미>를 더욱더 묻게 된 지금, 작가는 인공지능으로 대신할 수 없는 예술작품의 의미와 미적가치에 대해 질문하고자 한다. 환영에 환영(Illusion of an illusion)을 더해 더 현실에 다가간다.

ⓒ2023. Sun Choi_칠월 July 2023-30, acrylic on canvas, 61.5 x 53 cm, 15F, 2023__2023

 

최 선 작가는 2012년 송은미술대전 대상, 2017년 종근당 미술지상, 2022년 전혁림 미술상을 수상하고, 2017년 소버린 아시안 아트 프라이즈 파이널리스트에 오르며 아시아 현대미술 분야에서 가장영향력 있는 컬렉션인 스위스 Sigg Collection에 소장되기도 했다. 서울문화재단의 중견작가 작품집 발간 기금으로 출판된 최선 작가의 모노그래프 <최선: 현실과역류> 화집은 MOMA,TATE에 보내지며 미술계가 주목하는 현대미술가이다.

 ⓒ2023. Sun Choi_젖은 회화 Wet Painting, acrylic on canvas, 116.8 x 91 cm, 50F, 2023  ⓒ2023. Sun Choi_젖은 회화 Wet Painting 2023-05, acrylic on canvas, 116.8 x 91 cm, 50F, 2023

 

 

최선은 작가노트를 통해 "지금 내가 느끼는 현재성을 작품 속에 담고자 고민하다 보면 스스로의 <미술과 방법의 의미>에 관해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게 된다. 누구라도 작가가 되고 그 무엇이라도 작품으로서 의미 부여가 가능해진 미술의 역사가 백 년이 넘었고 인공지능에 오직 <언어로 된 질문>만으로도 미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이것이 좋건 싫건 간에 우리에게 다가온 현재다. 기계적 작동만으로는 시각적 체감이 불가능할 것 같았던 미술의 재현은 이제 간편하면서도 다양한 스타일로 가능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미술과 미술적 방법의 혁명적인 변화 앞에서 한 장의 그림에 우리 삶의 리얼리티를 나타내려 한 나의 고민은 오히려 피곤하게만 보인다. 미술의 <환영과 실제>에 관한 고민이 놀라운 기술발전 앞에서 오히려 <미술과 예술의 의미>를 더욱더 묻게 되었다. " 라고 말한다.

신작 <젖은 그림>시리즈는 형태는 모호하고 색은 깊다. 과정을 알지 않으면 보는 순간 왜? 라는 질문을 가지게 된다. 그림은 그려지는 천과 종이가 젖어 있는 상태에서 시작되고 젖은 천과 종이는 그려지는 모든 자국들을 그리는 순간 흐려지고 번지게 한다. 작가에 의해 칠해진 물감은 허무하게 작업 중 사라져 버리지만 수없는 반복에 의해 씻겨도 씻기지 않고 남는 물감이 서서히 비쳐진다. 그리하여 남은 깊은 발색은 사라지고 흔들리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인간의 시간을 상징한다. <젖은 그림>은 <망친 그림>이라는 부제목도 있는데 인공지능으로 대신할 수 없는 예술작품의 의미와 미적가치에 대해 질문하고자 하는 고민이 담겨 있다. 또 다른 신작 <7월> 시리즈는 작가가 여러 지역을 이동하던 중 경부선 열차가 영동역을 지날 때면 유난히 아름다운 마을이 보였던 기억에서 시작한다. 아름다운 풍경과 향기로운 포도 과수원 사이로 굴다리가 보이는데 나중에서야 여기가 한국전쟁 중 일어난 양민 학살 장소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2023. Sun Choi_젖은 회화 Wet Painting, acrylic on canvas, 90.9x72.7cm, 30F, 2023

현재에도 선명히 남아있는 총탄 흔적이 긴 세월에 잊혀 마치 아름다운 벽화처럼 보이는데 이러한 아이러니함을 작가는 현장 모습 그대로 캔버스에 옮긴다. 최근 생각지 않은 참혹한 전쟁의 상황이 매체를 통해 계속 보도되고 있다.

전쟁상황에서는 예기치 못한 불행한 일이 끝없이 발생한다.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우리의 아픈 기억들처럼 씻어도 씻어도 지워지지 않고 남는 인간의 상처, 상흔들은 작품 속에서 씻기지 않는 물감 덩어리로 남아 인공지능이 담을 수 없는 울림이 되지 않을까…

전시문의 갤러리CNK, 대구시 중구 이천로 206 053-424-0606관람시간: 화-토 10:30-18:00 (일,월 휴관)

https://blog.naver.com/sagaknews/223243025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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