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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프리뷰

수성아트피아 기획전 산전수전-7인의 진전(進展)

by 사각아트웹진 2021.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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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아트피아가 기획한 <산전수전-7인의 진전>에는 대구·경북에 거처를 두고 국내외에서 창작의 외연을 넓혀가는 현대미술작가 7인이 참여한다. 전시기간은 2021년 7월 27에서 8월 7일까지이며 장소는 수성아트피아 전시실 전관에서 입체 평면 사진영상 등의 작품 30여 점이 전시된다.

초대작가는 김상열, 김정운, 손파, 임창민, 박향순, 박철호, 카타와 츠요시(가나다 순)이다. 이들은 작업의 방향성이 분명하고 꾸준히 연구해온 작품세계를 숙성시켜 앞으로 나아간다. 현대사회의 기류에 발 빠르게 편승하기보다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묵직한 사유체계를 바탕으로 뚜렷한 예술세계를 구축한 작가들이다. 순수성이 담보된 현대미술은 예술적 담론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층적인 삶의 쟁점들과 마주한다. 작품성과 예술성은 물론 작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주목된다. 바로 이번 기획전에 초대한 작가 7인의 작품에서 주목할 부분이며 제목을 산전수전-7인의 진전(進展)’이라 이름 지은 이유이다.

가와타 츠요시(KAWATA Tsuyoshi 川田剛) 작가는 일본인이지만 대구에서 생활한지 10여 년째다. 그동안 다양한 무대에서 작품을 발표해온 가와타 츠요시 작가는 묵묵히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다져간다. 3요소 즉, 세포의 ‘분열·팽창·돌기’가 작업의 기본 컨셉이며 형태는 계란이 모델이다. 계란 단면의 면적이 가장 넓어지는 곳에서 수평으로 2분할, 수직으로 4분할하면 계란은 8개로 나누어지고 동시에 3개의 단면이 생긴다는 전제하에 진행된 작업이다. 작품 제작의 목적이 자연물에 상응하는 세련된 형태를 만드는 것이라고 하는 가와타 츠요시 작가의 작품은 익숙한 것 같으면서도 낯이 설다. 이질적이면서도 어디선가 본 듯한 형상이 관람자들에게 새로운 시각경험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카와타 츠요시, 분열 팽창 돌기, 100x170x330cm, 2019 갤러리 Moon..


김상열 작가의 작품 ‘Secret garden’시리즈는 작가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작품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작업은 잎이 무성한 식물이나 나무 가지를 화면에 올리고 에어브러쉬로 물감을 분사하여 캐스팅하는 방식이었다. 근작은 ‘wind garden’ 시리즈다. ‘wind garden’은 형상 대신 색면과 선이 주요 조형요소다. 단순히 자연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예술의 본질을 향한 사유의 공간을 표현했다고 하는 작가가 최근에는 작곡가와 협업했다. 음악적 요소가 작품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가려졌던 감성을 어루만진다. 

김상열 wind garden 182x227cm acrylic on canvas 2021


김정운 작가 하면 고풍스러운 여행용 가방이 먼저 떠오른다. 작가는 가방 위에 소외된 자들이나 이방인들의 초상을 녹여내곤 했었다. 과거의 작업이 버려진 사물과 낯선 이미지를 조합해 추억과 향수를 소환하는 작업이었다면 근작은 이와는 결이 다른 다층구조를 이룬다. 무엇보다 밀도감 있는 묘사력에만 의지하지 않는다는 점이 근작의 획기적인 변화가 아닐까 한다. 작품 ‘Dream’이나 ‘Brush strock’에서와 같이 물감은 날 것 그대로 집적됐다. 사물의 형상을 입체적으로 제작하여 서로 조합하는가 하면, 평면 위에 이미지를 추상적으로 풀어내기도 한다. 다층적인 사유가 원천이다. 변화무쌍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과 관심의 반영이기도 하다. 

김정운_ DREAM_Brush stroke, oil on acrylic panel, with bursh_ 35x25x60cm_2017


박향순 작가의 작업은 동양철학과 종교에 바탕을 두고 있다. 꾸준히 새로운 작업을 모색해온 작가의 작업 대부분은 동양적인 색채를 강하게 띤다. 모두 종교에 심취한 작가의 깊은 사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동양화의 전통적인 제작방식에 다양한 매체를 혼용하는 것은 시대에 따라 각도를 달리하는 정보와 테크놀로지시대에 발맞춘 작업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일 작품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박향순 _십자별_ 면 천에 혼합재료 73 91 _ 2021


박철호 작가는 그동안 대구, 서울, 일본 등에서 25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블루, 블랙, 레드, 화이트 등, 단색으로 펼쳐내는 근작은 파라핀과 납의 물성에 대한 탐구에서부터 출발했다. 특히 판화기법을 차용한 박철호 작가의 작품 제작방식은 평범한 회화의 표현방식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작업의 기본 모티브는 자연이다. 

박철호,Ripple1917,162x130cm, Acrylic on canvas.2019.


손파 작가는 15년째 작업에만 매진하고 있다. 손파 작가는 예술이야말로 ‘속일 수 없는 진실 그 자체’라고 한다. 우리가 주목할 점은 ‘작업은 곧 치유의 과정’이라고 하는 손파 작가의 예술에 대한 신념이다. 작가는 몸의 존재로부터 파생된 물리적 현상과 정신적 변주를, 다르지 않은 ’하나’라는 테마로 풀어낸다.
 설치, 평면, 입체, 조각 등 장르를 넘나드는 손파 작가의 작업방식은 스팩트럼이 넓다. 이번에 전시작은 그 중 일부이다. 

손파 untitled,2018,97x146cm,acupuncture needle on board



임창민 작가는 시각에 포착된 구조적 특징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분리·조합한다. 정형화된 사각 프레임 안에 순간과 영원을 동시에 담아내는 임창민 작가는 사진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미묘하게 움직이는 영상으로 시간성을 확장시키는 작업을 한다. 이번에 출품할 작품은 into a time frame 연작이다.지극히 사적인 시선이지만 그것이 공감각을 자극하며 대중에게 다가간다. 사진의 특성인 사실적인 기록이 기록에만 머물지 않고 우리를 사색과 사유의 세계로 초대한다. 

임창민 into a time frame morning train, pigment print+LED monitor, 110X165cm, 2021

코로나19가 확산되는 혼란한 시기에도 창작을 쉬지 않는 것은 작업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집념이 원천이다. 녹록하지 않은 여건에도 꾸준히 예술적 지향점을 모색해온 초대작가들의 작품에 주목할 만한 이유는 그 밖에도 많다. 경계가 모호한 현대미술의 개념을 한마디로 요약할 순 없지만 우리는 이미 파격적이고 획기적이며 다양한 현대미술의 바다 위를 걷고 있다. 이들 참여 작가 7인은 이러한 현대미술의 범주 안에서 끊임없이 새로움을 모색한다. 출품된 7인의 작품에서 대강 골자만을 추려 잡거나 윤곽이나 줄거리만 볼 것이 아니라 삶의 얼개에서 풀어낸 예술적 변곡점들을 유심히 살펴본다면 더 흥미진진한 감상이 될 것이다.

이번 기획에서는 참여 작가들의 현대미술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것과 동시대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기대치가 있다. 대구·경북 미술사에 크고 작은 족적을 남기며 묵묵히 제 길을 가는 참여 작가들의 작업 변천사를 들여다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전시문의 수성아트피아 (053)668-1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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